Page 12 - 고경 - 2021년 7월호 Vol.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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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99호 | 지혜와 빛의 말씀 | 아침에 올라가는 가야산은 안개가
끼어서인지 골이 더 깊어 보였다. 간혹
다람쥐가 빠끔히 내다보는 산길에는
진달래 꽃망울이 잔뜩 부풀어 있었다.
인과因果가 10시, 다시 백련암. 염화실의 미닫이
있을 뿐 에 스님의 그림자가 비치는가 싶더니
운명은 없다 이내 문이 열렸다. 밝은 얼굴빛 때문일
까. 깊은 소沼를 연상케 하는 스님의
눈에서는 청솔바람이 이는 듯했다.
성철 스님
대한불교조계종 제6·7대 종정
※ 스님이 지금 느끼시고 계시는 것은
무엇인지요?
“따스하니까 다니기에 좋네.”
※ 봄이면 젊은이들한테 봄바람이 난
다고 합니다만.
“꽃 필 때 춤도 춰 보는 게 좋지.”
※ 불란서의 작가 마르그리뜨 유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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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 여사는 현대 문명사회의 미美는
1)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Marguerite Yourcenar,
1903-1987)는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수필가이다. 여성
최초로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회원이 되었고, 가장
존경받는 프랑스어 작가들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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