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 - 고경 - 2021년 7월호 Vol.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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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것이지요.”


             ※ 좀 엉뚱한 질문을 하나 하겠습니다. 지금 용돈을 얼마나 가지고 계신지요?

               “내 손에는 한 푼 없으나 천하 돈이 다 내 돈이지요.”



             ※ 지금도 기운 누더기 옷을 입고 계시는데, 그 옷을 입으시면 특별히 마음이
             편하신지요?

               “똑같아요.”



             ※ 가톨릭의 프란체스코 성인도 가난한 사람들로부터 천을 한 조각씩 얻어서
             옷을 만들어 입었다 하더군요.

               “나는 오래 입으면서 자꾸 깁다 보니 자연 이렇게 된 것입니다.”



             ※ 얼마 전에 펴낸 스님의 법어집 『본지풍광本地風光』을 보니 우리 전체가 그
             대로 광명이라고 말씀하셨더군요. 그렇다면 부정한 사람 자체도 광명에 포함

             되는지요?

               “영원하고 무한한 광명은 절대를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우주 만물에 평
             등하여 차별이 없습니다. 가장 위대한 인격자나 극악무도한 살인강도, 아
             름다운 꽃이나 더러운 오물 전체가 평등하게 광명인 것이지요. 가까운 예

             를 들어 말하면 사람이 각각 다른 옷을 입었다고 사람 자체가 달라진 것

             은 아니지 않습니까. 또한 순금으로 천태만상의 기물을 만들었다 해도 전
             체가 순금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우리가 물건을 살 때 새 돈, 헌 돈, 성
             한 돈, 찢어진 돈의 차별 없이 돈의 가치가 같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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