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5 - 고경 - 2021년 9월호 Vol.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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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세 번째 부분(사진 7)은 ‘흠정연(欣淨緣, 정토를 좋아하다)’으로 위제희 부
인의 간절한 발원을 듣고 고통 없는 정토 세계들을 보여주자, 위제희 부인
은 아미타부처님의 극락을 선택하는 장면(사진 8)과 부처님이 아난과 위제
희 부인과 목련 존자에게 극락세계에 대해 설법하는 ‘현행연顕行緣’ 장면이
나타나고, 위제희 부인에게 아미타부처님, 관음 보살, 대세지 보살(미타 삼
존)을 공중으로 보여 주시는 ‘시관연示觀緣’ 장면이 이어진다. 그러자 위제희
부인이 부처님께 “자기는 극락의 실체를 보았기에 극락정토를 믿지만 이를
보지 못하는 미래의 중생들은 어떻게 극락정토에 갈 수 있는지”를 알려 주
실 것을 간청하는 장면, 석존이 영취산에서 많은 보살들에게 정토에 왕생
할 수 있는 방법을 설하는 ‘화전서化前序’(사진 9)로 끝을 맺는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죽이려는 아들(아사세 태자)을 보고 위제희 부인이 부
처님께 올리는 발원은 왜 우리가 영원한 행복과 자유가 가득한 극락에 태
어나야하는지를 잘 알려준다.
“부처님이시여, 저는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러한 악한 아들
[惡子]을 낳았으며, 부처님께서는 또한 무슨 인연으로 제바달다와 함
께 친족이 되었습니까? 오직 원하옵니다. 저를 위해 널리 고뇌 없
는 세상을 설해주소서. 저는 마땅히 (그곳으로) 왕생하고자 합니다.
염부제의 탁악濁惡한 세상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탁악한 세상에는
지옥·아귀·축생이 가득 차 있어 불선不善이 너무 많습니다. 원하옵
건대, 저는 미래에 악한 소리를 듣지 않고 악인을 만나고 싶지 않습
니다. 이제 부처님께 오체투지의 예를 드리며 참회하나이다.”
◀ 사진 9. 화전연기산복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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