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 - 고경 - 2021년 11월호 Vol.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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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이 말씀은 불교의 시작이면서 끝입니다. 부처님께서 인류에게
주신 이 한 말씀은 인류사상 최대의 공헌이라고 할 수 있는 중요한 것입니
다. 부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시기 전에는 사람이 꼭 절대자가 될 수 있는
가를 많이 논의해 왔지만, 부처님처럼 명백하게 인간이라면 누구든지 절
대적이고 무한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공공연히 선포한 사람은 없었습니
2)
다. 인도사상에 범아일여凡我一如 라고 하는 것이 있기는 하지만 불교와는
다릅니다.
이 선언의 의미는, 부처님이 보리수 아래에서 스스로 깨쳐서 우주 만법
의 근본을 바로 알고 보니 모든 중생이 부처님과 똑같이 무한하고 절대적
인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절대적이고 무한한 능
력만 발휘되면 모두가 스스로 절대자이고 부처이지 부처가 따로 있고 절대
자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즉, 우주에 있는 인간의 능력을
부처님이 처음 소개한 것입니다.
그러면 어째서 중생들이 무한하고 절대적인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늘
중생 노릇을 하고 있는가? 그것은 우리에게 무한하고 절대적인 능력이 있
음에도 불구하고 분별망상에 가려서 깨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
에서 비로소 우리가 성불할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해는 언제든지 맑은 하늘에 떠 있지만 구름이 앞을 가리면 보이지 않습
니다. 부처님과 똑같은 우리의 지혜덕상智慧德相도 항상 밝아서 시방세계
를 비추고 있지만 분별망상의 구름에 가려서 드러나지 않는 것입니다. 그
래서 ‘일체중생이 모두 부처님과 같은 절대적이고 무한한 능력을 가졌다’는
2) 범아일여凡我一如: 우주의 근본원리인 범凡과 개인의 본체인 아我가 같다는 우파니샤드의 사상이며, 정
통 바라문 계통인 고대 인도인의 세계관의 근본 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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