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 - 고경 - 2022년 1월호 Vol.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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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선문정로』 초판본.            1987년 발행 『선문정로』.            1993년 발행 『선문정로평석』


             그러고 보니 대략 3년 동안 스님께서 무슨 일로 그렇게 분주하셨나 감이
             잡혔습니다. 백련암 서고인 장경각藏經閣을 들락날락 하시며 책을 꺼내 보

             기도 하시고, 청소를 하려고 큰스님 방에 들어가 보면 책상 위에 크고 작

             은 노트들이 펼쳐져 있고, 작은 메모지나 편지지에 유려한 필체로 적힌 한
             문 문구들이 눈에 들어왔던 것입니다. 그런데 우연찮게 종정에 추대되고
             나서 『선문정로』가 출간되고, 다음해인 1982년 7월에 상당법문집인 ‘본지

             풍광’이 『山이 물 위로 간다』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습니다. 큰스님께서는

             이 두 권의 책을 받아들고 “이제 나는 부처님께 밥값 했다. 이 두 책을 제
             대로 터득하고 실천하는 사람이라면 나를 바로 아는 사람일 것이다!”라고
             하시며 매우 흔연해 하셨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선문정로』의 내용이 대한불교조계종 중천조이

             자  송광사  16국사  문중의  초조이신  불일보조국사佛日普照國師  지눌知訥
             (1158-1210)의 ‘돈오점수론’을 비판하면서 “선종의 정통은 6조 혜능선사의
             돈오돈수론이어야 한다.”라는 주장을 담고 있어서 한국불교를 발칵 뒤집

             어 놓은 형국이 되었습니다. 750여 년 동안 한국 선불교의 정통으로 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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