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 - 고경 - 2022년 1월호 Vol.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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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에는 큰스님께서 직접 하신 녹음을 풀어 ‘강설’을 덧붙여 보기도 했
          지만 여전히 ‘어렵다’는 평이 대세였습니다. 그런데 강 교수님는 『선문정
          로』의 인용문을 그대로 가져오되, 그동안 학계에서 논쟁의 쟁점이 되었던

          글자 바꿈, 생략, 문장 줄임 등을 인용 원전을 찾아 대괄호([ ])로 정리하고,

          큰스님의 번역 밑에 ‘현대어’로 번역을 하고, ‘해설’에서는 각 장마다 설법
          의 맥락과 인용과 특징을 살피고 인용문을 자세히 분석해 냈습니다. 그리
          고 다음과 같이 그 입장을 밝히셨습니다.




              “『선문정로』는 성철스님의 수행 및 깨달음에 대한 직접적인 체험을
              바탕으로 집필된 책이다. 이 책의 인용문은 전부 성철스님의 발언
              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방식으로 인용문에 개입하여 자

              신의 주장을 관철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문의 생략과 추가에 자유

              롭고, 완전히 새로운 문장을 구성하는가 하면 문맥을 달리하는 경
              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학문적 엄밀성이 부족하다는 학자
              들의 비판이 제기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렇게 인용문에 개입하

              여 자기화하는 일은 한자문화권의 전통적 글쓰기나 선사들의 설법

              에 드물지 않게 발견되는 특징이기도 하다. 따라서 논의의 편의성
              과 권위성을 확보하기 위해 인용한 문장이라 해도 결국은 성철스
              님의 발언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성분들이 성철스님

              의 용광로를 통과하면서 하나로 통일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

              들을 기억하면서 『선문정로』의 길을 따라가보기로 하자.”


           그리고 『선문정로』는 성철스님만의 고유한 사상을 피력하기 위해 펴낸

          책이 아니라 수행자 스스로 채워나가야 할 빈칸을 남겨 놓은 ‘수행지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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