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8 - 고경 - 2022년 2월호 Vol.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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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시작을 입춘立春으로 본다면
          입춘 무렵, 즉 음력 정월에 일 년의
          계획을 세우고 염원하는 것이 우리의

          전통이다. 마침 필자가 하이텔 불교

          동호회의 총괄시삽과 대표시삽을 지
          내고 1997년 10월에 제4대 명등계 유
          사를 맡으면서 새해맞이차회 즉 신년

          차회를  1998년부터  시작하게  되었

          다. 요즈음 신년차회라고 하면 신년
          하례회 같은 행사를 떠올리지만, 이
          와는 좀 다르게 명등계의 신년차회는               스캔 1. 1998년 첫 신년차회 참석자 명단.

          ‘새해맞이차회’다. 이것은 지극한 정성으로 차를 다려 부처님과 이웃, 그리

          고 나에게 차를 올리며 밝은 새해를 염원하고 덕담을 나누며 새해와 차의
          뜻을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차회를 이른다.



            양음이 조화로운 차



           차 한 잔을 우리려면 우선 차가 있어야 하고 물이 있어야 한다. 차는 양
          과 음의 조화의 산물이다. 차가 아무리 비싸고 좋은 것이라도 너무 많이 취

          하게 되면 그 맛이 쓰고, 물이 아무리 좋은 물이라 하더라도 너무 많이 취

          하게 되면 차는 싱거워지고, 아무리 맛있는 차라고 하더라도 차를 너무 많
          이 취하게 되면 차가 짜게 된다. 여기서 우리는 욕심을 줄이는 법을 배우
          고 더욱 적극적으로 남에게 베푸는 일을 해야 한다. 묵은해가 지나고 새해

          가 되면서 음과 양이 바뀌는 정월에 공양하는 차茶는 아낌없이 남에게 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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