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 - 고경 - 2022년 11월호 Vol.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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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임기를 마치고 떠나시는 원행 큰스님에게 감사와 축하의 꽃다발을 건
네고 있는 칼라 사진이 전면을 장식하고 있었습니다. <법보신문>에 실린
원행스님의 총무원장 퇴임식에 대한 상세한 보도를 접하면서, 빈도는 전
총무원장 스님과 신임 총무원장 스님의 두 눈가에 스미는 웃음기를 바라
보면서 조계종 현실의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빈도가 1999년 1월에 고산 총무원장 큰스님으로부터 총무부장 임명을
받고 조계사에 들어서서 총무원 5층 건물을 올려다보니, 1998년 가을에 촉
발된 조계종 분규로 인해 청사 안에 버티고 있던 정화개혁회의를 끌어내
기 위해 공권력을 투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화재와 물대포 자국으로 총
무원 건물 상반부가 시커멓게 그을려 있어서 어찌나 을씨년스러웠던지 다
리에 맥이 탁 풀리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때와 지금을 비교해 보면 오늘 저
두 분이 보여주는 모습에선 아름다운 여운이 감돌며 목울대가 뜨거워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사진 2. 혜거스님의 『화엄경소론찬요』 번역본 일부. 120권을 현토하여 번역하는
역경 대작불사이다. 사진 불광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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