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7 - 고경 - 2023년 4월호 Vol.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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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윈강 13굴 미륵본존불의 수인은 전법륜인이 아니라 시무외인을
             하고 있다. 윈강 5굴 서벽 미륵불감(사진 8)을 보자. 미륵본존불은 삼각형
             장식과 꽃문양이 있는 화보관을 쓰고 있다. 오른손은 시무외인이며 왼손

             은 훼손되었다. 미륵의 천의는 어깨와 두 팔을 두르고 복부에서 X자로 교

             차하는 북위양식이다. 대좌 앞 좌우에는 사자가 상체를 돌려 본존불을 올
             려다보고 있다. 본존불 좌우 협시상은 각 2명의 승려상이다. 승려 협시상
             은 윈강석굴 미륵불감에서 매우 드물게 보인다. 약 4구의 미륵불감에서 발

             견되는 승려도상은 미륵상생보살의 내영도상과 함께 다음 호에 상세히 다

             루고자 한다.
               위에서 살펴본 윈강 13굴과 윈강 5굴의 교각본존불처럼 연화좌에 앉아
             있거나 시무외인을 하고 있는 윈강석굴 미륵도상은 약 30구에 달한다. 이

             러한 미륵도상이 앉아 있는 미륵불감의 천개와 좌우 천인 협시상을 살펴

             보면, 천인들은 향합과 꽃을 들고 미륵을 향하고 있거나 합장인을 하고 있
             다. 즉 이들은 미륵의 설법을 듣고 그에게 공양하는 도상이다. 따라서 5세
             기 미륵보살 수인 중 시무외인은 전법륜인의 미륵보살과 함께 설법도상으

             로 해석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시무외인과 전법륜인의 수인을 갖추고 있는 미륵상생보살이
             만다라꽃 화보관을 쓰고 연화좌에 앉아 있는 형상은 설법도상이며, 그는
             도솔천에 상생하여 불퇴전법륜을 설법하는 도상 의미를 갖는다. 또한 서

             산마애삼존불 반가상, 감산사 미륵보살입상, 윈강석굴 천인상이 쓰고 있

             는 작은 꽃문양 화보관은 불퇴전법륜을 수행하는 도상 의미를 갖는다. 도
             솔천의 천인과 승려는 연화좌에 앉아 미륵상생보살의 설법을 듣고 깨달음
             을 얻으면 미륵에게 향을 공양하고 꽃을 뿌리며 머리 한가득 만다라꽃으

             로 불법의 환희를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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