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8 - 고경 - 2023년 4월호 Vol.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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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20호 | 불교문화의 장인을 찾아서16 성품이 곧고 정의로운 사람을 흔히
선가 죽비 장인, 류시상
‘대쪽 같은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절
개가 단단하고 곧은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어떤 기세에도 꺾이지
죽비, 깨우침의 소리로 않을 것처럼 푸르고 곧게 자란 대나무
거듭나는 대나무 와 마주서 있노라면 확실히 세상에 존
재하는 수목樹木들과는 다른 대나무
만의 특별한 정서가 있다.
김세리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원 초빙교수
푸른 절개의 상징
옛 사람들의 눈에도 대나무의 고
아한 성품과 우아한 군자적 기품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조선시대 묵
죽화에 있어서 유덕장柳德章·신위申
緯와 함께 조선시대 3대 화가로 꼽히
는 탄은灘隱 이정李霆(1554~1626)의 대
나무 그림을 보더라도 그 안에 기세
당당한 강인함과 자연에 동화되는
김세리 중현中玄 김세리金世理. 한국차문
평온함이 함께 표현되어 있다. 조선
화산업연구소 소장, 다산숲 자문위원, 성
균예절차문화연구소, 중국 복건성 안계 의 이름난 문장가인 간이당簡易堂 최
차전문학교 고문.대한민국 각 분야의 전
통문화에 대한 애정 어린 연구 중. 저서로 립崔岦(1539~1612)은 이정의 작품집인
『동아시아차문화연대기-차의 시간을 걷
『삼청첩三淸帖』의 묵죽墨竹에 대하여
다』, 『영화, 차를 만나다』, 『길 위의 우리
철학』, 『공감생활예절』 등이 있다. 다음과 같이 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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