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3 - 고경 - 2023년 5월호 Vol.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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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6. 1906~1909년 경 중국 오대산 전경. 에른스트 보어슈만 촬영.
은 사찰의 장경과 경전을 팔았고, 유서 깊은 불상은 청소한 지 오육십 년
이 넘었다고 통탄했다. 심지어 텐진에서 만난 승려는 아편을 피우면서 오
구루스에게 권하기까지 했다.
여행의 끝에 오구루스가 내린 결론은 “불립문자의 선종이 중국불교 전
체를 쇠퇴시켰다.”였다. 중국불교에 대한 동경은 사라졌고 오히려 다양한
종교를 경험했다. 중국불교는 일신할 기력조차 없고 생명이 다했다고 느
꼈다. 아니, 자신이 속한 정토진종 동본원사 역시 일신하지 않으면 중국불
교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이었을 수도 있다. 이러한 중국불교에
대한 이질감을 가지고 오구루스는 일본으로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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