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6 - 고경 - 2023년 7월호 Vol.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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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6. 착복무.
“세속의 관념에는 윤달에는 장가가고 시집가기 좋다고 하고, 또 죽
은 자에게 입히는 수의를 만들기에도 좋다고 하는 등 모든 일에 꺼
리는 것이 없다. 광주廣州 봉은사奉恩寺(현재 위치는 강남구 삼성동)에서
는 매양 윤달을 만나면 서울 장안의 여인들이 다투어 와서 불공을
드리며, 부처님 앞에 돈을 놓는다. 그리하여 그 윤달이 다 가도록
끊이지 않는다. 이렇게 하면 극락세계로 간다고 하여 사방의 노파
들이 분주히 달려와 다투어 모인다. 서울과 지방의 대부분의 절에
서 이런 풍속을 볼 수 있다.”
윤달에 봉은사에서 이루어지는 특별한 불공에 대해 비교적 사실감 있게
묘사하고 있다. 장안의 여인들이며 노파들이 봉은사로 몰려와 불공과 보
시를 올리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들은 과연 구복求福을 바라는 마음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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