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3 - 고경 - 2023년 8월호 Vol.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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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씨원류응화사적』 가섭입정(사진 3 왼쪽)을 보면, 계족산을 등지고 대가
섭존자가 앉아 있고, 그 앞에 아난존자와 아자세(Ajatasattu) 왕이 합장하고
있다. 아난과 함께 있는 아자세 왕은 빔비사라(Bimbisara) 왕의 아들이며 생
몰년대가 확실치 않지만, 대가섭존자와 함께 기원전 5세기에 활동했던 인
물로 추정한다. 가섭부법(사진 3 오른쪽)은 가섭존자가 제1차 법장결집을 마
치고 불법을 아난에게 맡기는 장면이다 “나는 이제 몇 년 머무르지 못한
다. 이제 정법은 너(아난)에게 넘기게 될 것이다. 너는 이를 훌륭히 수호해
야 한다. (중략) 이에 가섭은 승가리를 지니고 자씨하생(미륵)을 기다리기 위
해 계족산으로 들어갔다.” 이러한 대가섭존자의 입정은 제1차 결집 후 20
년 후이다.
『교외별전』을 보면 석가모니가 열반에 들고 20년 동안 대가섭존자가 세
존의 법통을 잇고 그다음 아난에게 넘기고 있다. 그때 가섭은 모든 비구에
게 물었다. “아난이 말한 바가 틀리지 않고 거짓이 없는가?’ 모두 말하기를
세존이 설법한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라고 하였다. 이에 아난존자는 정법
을 승계하고 교단의 수장이 되었고, 그의 제자들은 제2차 법장결집을 주
도하였다. 아난존자는 마가다국에 살다가 강가(갠지스)강에서 신통력을 보
여주고 열반에 든다.
아난존자 도상과 정병
단석산 신선사 동쪽 암벽 마애상(사진 4)은 높이 5.4m이고 연화좌 위의
입상이다. 눈은 반개하였고 상호에 미소는 보이지 않는다. 왼손은 가슴 위
에 놓이고 오른손은 복부 위에서 정병을 들고 있다. 기존의 연구는 ‘보살2
구’ 명문과 동벽 마애상이 정병을 들고 있어 관음보살도상이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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