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0 - 고경 - 2023년 8월호 Vol.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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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오른편에 석가모니의 발우와 승가리를 두 손으로 들고 서 있다.
필자는 또 다른 고려불화에서 특이한 점을 발견하였다. 일본 호온지法恩
寺 소장 고려불화는(사진 1) 1330년 제작이며 아미타삼존도라고 알려졌다.
관음과 세지보살이 연화좌 위에 앉아 있고, 본존불 오른편에 대가섭존자
가 커다란 발우를 흰색 승가리로 받치고 서 있다. 이에 필자는 대가섭존자
의 위치와 그가 들고 있는 불기佛器로 보아 아미타불이 아니라 미륵하생불
도상의 고려불화로 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 지면상 호온지 고려불화는 이
번 호에서 문제제기만 하고 차후를 기약한다.
이번 호에서는 석가모니의 10대제자 중 아난존자를 살펴보고자 한다.
위에서 언급한 변상도를 보면 미륵하생불의 왼편에 또 한 분의 승려 아난
존자가 양손을 합장하고 서 있다.
대가섭존자와 아난존자
대가섭존자와 아난은 석가모니와 미륵하생불 좌우에 표현된다. 가섭은
노인상이고 반면에 아난은 젊은이상이다(사진 2). 이 둘의 나이 차이는 대
략 30세 차이로 추측한다. 석가모니가 35세에 성도하고 난 후 3년째 되던
해 마가다(Magadha)의 수도 왕사성王舍城(현재 Rajgir)에서 가섭 삼형제를 만
났다. 이때 마하가섭의 나이가 32살이며 석가모니보다 5살 연하라고 하였
다. 『증일아함경』 「고당품高幢品」에 의하면 아난은 석가모니가 성도한 후 6
년째 되던 해 출가하였고, 이때가 6세였다고 한다. 따라서 석가모니와 아
난의 나이 차이는 약 35세이다. 석가모니가 열반에 들자 대가섭존자는 3
개월 만에 5백 명의 아라한들을 왕사성 교외에 있는 칠엽굴에 모으고 불법
승계를 위한 첫 모임을 가졌다. 대가섭존자의 주재 아래 모인 5백 아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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