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3 - 고경 - 2023년 9월호 Vol.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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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이토 츄타가 『건축잡지』(1893)에 발표한 호류지와 에트루스칸 신전 비교 그림. 사진: 도쿄대학교 도
서관.
서 문화교류를 통해 일본에까지 전해진 증거라는 것이다.
더해서 호류지와 에트루스칸(Etruscan) 신전의 구도와 비례를 비교해 두
건물의 유사성을 찾아내려 했다. 호류지의 기단을 신전과 같은 높이로 전
제하고, 지붕의 기울기가 유사하다고 했다. 이토는 1892년 대학 졸업작품
으로 고딕성당을 제출하는 등 당시 유럽에서 위세를 떨치고 있던 중세부
흥주의(Gothic Revivalism)에 대해 연구를 지속했다. 이를 기반으로 일본과
그리스와의 연관성을 찾고자 했다.
하지만 그는 구체적인 증명이나 설명 없이 서양문명의 연결선상에 호류
지가 있고, 서양문화와 비교해 일본문화가 뒤떨어지지 않고 동등하다는 호
류지관法隆寺観을 제시했다. 이토의 호류지관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일본
이 지리적으로 서양과 동떨어져 있지만, 일본문화의 근원은 서양문명의
근원인 그리스에서 왔다. 따라서 일본은 미개한 아시아 국가들과는 다르
고 선진문명국인 서양과 발맞추기 위해서는 지리적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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