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8 - 고경 - 2023년 9월호 Vol.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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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종삼 학문의 중간 단계 (30대~50대)
두 번째 단계는 ‘교량적 사변’의 시기로서, 모종삼이 30세에서 40세까지
의 시기이다. 이 시기에 모종삼은 러셀·화이트헤드 공저 『수학원리』와 칸
트의 『순수이성비판』을 근대 서구 학문의 2대 핵심 저서로 간주하였고, 이
저서들로부터 “인류의 지적 능력의 최고의 성취를 알 수 있었다.”고 생각
하였다.
그의 논리학 연구는 『수학원리』에서 시작되었고, 그 결과는 『논리범주論
理範疇』(1941)와 대만 이주 이후 쓴 『논리학論理學』(1954)이다. 또한 그는 대만
이주 후 1950년대 중반에 칸트 철학에 대한 『인식심 비판』이라는 저서를
썼다. 여기에서 그는 “논리에 대한 해석에서부터 지성 주체에 이르기까지
칸트의 정신적 노선과 깊은 만남을 가졌다.”고 서술하고 있다. 도덕 주체
가 환하게 모습을 나타냈다는 것이다.
세 번째 단계는 ‘객관적인 슬픔의 감정과 구체적 깨달음’의 시기로서 모
종삼이 40세에서 50세까지로 사회주의 정권이 수립된 1949년 이후로 중
국 본토를 떠나 대만에 정착한 이후의 시기이다. 1950년대에 그는 중국의
앞날에 대한 우환 의식을 가지고 중국의 역사와 문화에 몰입하여 중국의
미래를 모색하였다. 그 성과는 『역사철학歷史哲學』, 『도덕적 이상주의道德的
理想主義』, 『정치의 도와 통치의 도政道與治道』 3부작이었다.
이들 저서에서 그는 중국의 내성內聖의 학문에 근거하여 외왕外王의 문
제를 해결하려는 문제의식을 드러내었다. 1950년에서 1960년까지 모종삼
은 대만에서 교학에 힘썼고, 이 시기는 그의 학문 이력이 성숙한 단계에 도
달하였던 시기이다. 이전까지 혼자 공부하던 순수 논리학과 지식론을 접
어두고, 현실에 대한 비감으로 중국 문화 연구에 매진했던 것이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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