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2 - 고경 - 2023년 10월호 Vol.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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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학자들 중에는 이런 자연 파괴 현상의 사상적·정신적 배경으로
          지금껏 서양을 움직인 유대교와 기독교의 인간 중심적 창조신앙 때문이라
          고 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유대교와 기독교에서 받들고 있는 성서 『창세기』

          에 나오는 창조 이야기에 보면 태초에 신이 인간을 창조한 다음 그들에

          게 명하여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
          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창
          1:28)고 하는 말이 있습니다. 또 『시편』에 보면 신이 인간을 신보다 조금

          못하게 짓고 인간에게 “존귀와 영광의 관”을 씌어 준 다음, 신이 직접 손

          으로 만든 것을 “다스리게 하고 만물을 그의 발아래 두게” 했다(시8:5,6)
          고 했습니다.
           지금껏 서양에서는 이런 인간 중심적 창조신앙을 자기들 편리한 대로 확

          대해석하여 땅을 정복하고 물고기와 새들을 함부로 포획하고 자연을 발로

          짓밟는 일을 서슴지 않고 자행해 왔습니다. 그 결과 땅과 바다와 공중에 오
          염이 극심한 지경에 이르렀고, 이런 생태계와 환경파괴의 결과가 기후 변
          화로 나타나고 이어서 홍수와 가뭄 등의 자연재해로 이어진 것이라는 견

          해가 지배적입니다.

           그러나 오로지 이런 유대교와 기독교의 인간 중심적 창조신앙만이 현재
          의 이런 재해의 근본 원인이었을까 물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통적으
          로 유대교나 기독교의 창조신앙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중국이나 일본

          같은 나라들도 어느 면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환경 파괴에 동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이런 기후 위기의 더욱 근본적이고 현실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요? 기후 위기의 적敵은 탄소라고 하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더욱 근본

          적인 원인은 탄소를 배출하게 하는 자본주의 경제 구조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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