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5 - 고경 - 2023년 12월호 Vol.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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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이 있습니다.
파니카 교수는 1946년 로마 가톨릭 사제로 서품을 받고 마드리드 대학
철학 교수가 되었고, 1966년에는 하버드 대학교 방문 교수로 왔다가 1972
년부터 산타바바라의 캘리포니아(UC Santa Barbara) 대학 종교학과 교수로
취임, 정년퇴직까지 그 직에 머물면서 저술과 강연과 제자 양성으로 크게
공헌했습니다. 저의 절친 중 한 분인 미국 George Mason 대학 노영찬 교
수도 파니카 교수 밑에서 학위를 받고 그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아들과 함
께 스페인을 방문하는 등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노영찬 교수 주최
로 금년 10월 11일부터 국제 파니카 학회가 연세대학교 신과대학에서 열렸
습니다.
파니카는 현재 세계적으로 그리스도교가 기진맥진한 상태라고 진단합
니다. 유럽은 말할 것도 없고 미국과 한국에서도 교인 수가 급격히 줄어들
고 있다는 사실을 보면 그의 진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이런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까 하는 문제를 두고 다음과 같은 제안을
제시했습니다.
“거의 자명한 사실은 서방 그리스도교 전통이 그리스도교 메시지
를 이 시대를 위해 의미 있는 방법으로 표현하려 노력하지만, 탈진
한 것처럼, 심지어는 기진맥진한 상태인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오로지 이종교배(cross-fertilization)와 수정(fecundation)을 통해서만
이 현 상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고, 오로지 현재의 문화적·철학
적 경계를 넘어설 때만이 그리스도인의 삶이 다시 창조적이고 역
동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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