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4 - 고경 - 2023년 12월호 Vol.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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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으려면 다시 동방으로부터 선물이 와야 하는데, 그것이 선禪 불교와 노
장老莊 사상 같은 동양의 정신적 유산이라고 역설했습니다. 그리스도교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인간과 그 문명 자체를 위협하는 비극을 촉진시키는”
일을 늦추기 위해서라도 동양의 정신적 유산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
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동양의 정신적 유산이란 역사적 불교
나 도교 자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역사적 종교를 배출하게 된 인류
의 보편적 영적 바탕인 “명상과 침묵과 신비적 체험 속에서 만나는 ‘신 넘어
의 신’에 대한 체험” 같은 종교 심층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리스도교가 환골탈태하는 길
둘째, 라이먼 파니카(Raimon Panikkar, 1918~2010)입니다. 세계적으로 유
명한 종교학자 파니카는 스페인 바르
셀로나에서 힌두 아버지와 가톨릭 어
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28세에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철학박사 학위, 40세에
화학박사 학위, 43세에 로마에서 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저도 1974
년 스코틀랜드 랑카스터에서 열린 세
계종교사학회(IAHR)에서 그분을 만나
뵌 적이 있는데, 몸 어디에 무슨 스윗치
가 있는가 할 정도로 스위치를 트는 족
족 영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스페인
사진 6. 세계적인 종교학자 라이먼 파니카
(Raimon Panikkar, 1918~2010). 어 등등이 술술 나오는 것을 보고 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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