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1 - 고경 - 2024년 4월호 Vol.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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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대인 것이다. 가쿠신은 전통적으로 지계청정한 날로 삼은 육재일을 통
해 처자나 권속, 집이나 재보를 버리기 어려운 사람이 죄를 짓지 않고 불
도에 인연을 맺도록 하고 있다. 지계는 마귀가 엄습하는 것을 막고, 재난
을 피해 복덕을 줄 것이라고 설하기도 했다. 가쿠신이 왕족에게 삼계와 오
계를 수여함으로써 마귀를 항복시켰다는 여러 설화가 『연보』에도 등장하
는 것을 볼 때, 매우 효과적인 불법 유인의 힘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홋토파라는 명칭의 유래
가쿠신의 선은 세력이 확장되어 홋토파(法燈派)로 불린다. 훗날 가메야마
상왕이 홋토선사로, 고다이고왕이 홋토엔묘(法燈圓明) 선사로 시호를 내린
것에서 유래한다. 그런데 이 홋토파를 보화종普化宗이라고 한다. 여러 설이
있다. 중국 당나라 때, 광풍의 선사로 알려진 보화선사로부터 유래한다.
『조당집』이나 여러 전등록, 고승전에도 등장하며, 임제선사와도 법거량을
했다고 전한다. 묘지에서 살며, 밥 먹는 것이 당나귀처럼 보이고, 요령을
가지고 다니며 구걸했다. 임종 때는 관 하나를 부탁해 그곳에 들어가 입적
했다고 한다.
이러한 보화선사를 흠모한 가쿠신이 16세 법손인 장웅張雄의 피리소리
에 정신이 맑아져서 그를 따라가 기법을 전수받았다는 설이다. 장웅의 거
사 제자들과 함께 일본에 귀국하면서 서방사에서 피리 부는 법과 선법을
널리 보급했다는 설이다. 이는 후대에 들은 것을 기록한 18세기의 『보화종
문답』에 의거한 것이다.
또 하나는 중세에 피리를 불며 전국을 방랑하던 허무虛無라는 승려를 따
라 부랑자들이 모여들어 허무공적을 종지로 삼은 일파를 형성했는데 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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