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7 - 고경 - 2024년 4월호 Vol.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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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4. 염불춤을 추는 잇펜 치진(一遍聖絵), 도쿄 국립박물관 소장.
로 정토교의를 깊이 발전시켰다. 평생을 길에서 보낸 정토염불자로 스테
히지리(捨聖)라 불리며 민중과 함께한 조사다.
구마노에서 가쿠신과의 법거량 끝에 “세상을 버린 몸은 죽은 몸과 같고,
추위가 닥치면 바람이 스미는구나.”라는 시로 인가를 받았다고 한다.(『一遍
上人行狀』) 잇펜이 “심신을 방하하여 무아무인無我無人의 법에 귀의하면, 자
타피차의 인아人我는 없다.”라고 한 법어를 볼 때 가쿠신의 영향을 깊이 받
은 것을 알 수 있다.
후에 잇펜의 제자들은 가쿠신의 문하에서 수학하기도 했다. 또한 조동
종의 태조(고조는 도겐)로 불리는 케이잔 조킨(瑩山紹瑾)과의 교류에 관한 여
러 설화가 전해지고 있지만 나이 차로 볼 때 그 가능성은 없다. 그렇지만
가쿠신의 제자들이 조동종 문하에서 참선하기도 했다.
스승인 불안선사와의 교류는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한번은 수정 염주를
보냈는데 불안선사가 게송으로 화답했다. “백팔마니百八摩尼는 알알이 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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