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9 - 고경 - 2024년 9월호 Vol.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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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승들이여, 나는 내가 원하는 대로 사유와 숙고가 멈추어진

                  뒤, 내적인 평온과 마음의 통일을 이루고, 사유와 숙고를 여의고,
                  삼매에서 생겨나는 희열과 행복을 갖춘 두 번째 선정에 든다.”

                                                               - 『쌍윳따니까야』



                부처님께서는 삼매라는 상태에 들어갈 때는 먼저 사유와 숙고를 멈추
             라고 하십니다. 이 말은 마음의 통일을 이루며 내적 관찰을 함에 있어 개

             념을 지닌 채로 하면 안 된다는 말씀입니다. 개념을 지닌 채 집중 관찰을
             하면 그 관찰하는 것에 알음알이가 붙어 이미 입맛대로 관찰하기 때문

             입니다.
                글에는 내용이 있고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 글의 내용을 접하다

             보면 현재의 내 마음 상태에 따라 어떤 감정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감정
             은 쉽게 바뀌고 변합니다. 설사 그것이 어떤 감동적이고 거룩한 감정일지

             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음의 집중과 평정은 감정에 의해 일어나는 심리
             적 상태가 아닙니다. 오히려 감정은 이것에 방해가 되지요. 그런데 성스

             러운 감정에 잘 속기도 합니다. 성스러운 감정에 젖어들어 있을 때 그것

             이 마치 집중이 된 것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이런 점에서 산스크리트어 원음原音의 능엄주 암송은 글의 내용에 영

             향받지 않고 소리에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암송하는 동안 소리를 듣는 집중의 깊이 정도와 그 상태가 능엄주 한 편

             하는 동안 얼마나 지속되고 유지되는지 알아차리며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능엄주 길이가 길기에 가능한 것이며, 이것이 능엄주 수행에서

             매우 장점이 됨을 하면서 많이 느낍니다. 처음엔 발음도 어렵고 길이도
             길어서 힘이 들겠지만 그 점이 익숙해지면 오히려 큰 장점으로 작용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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