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고경 - 2024년 9월호 Vol.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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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굴, 주천의 무수산석굴, 옥천의 창마석굴 등 유명한 석굴이 있으며, 돈

             황석굴, 유림굴과 함께 베제크릭, 키질, 쿰트라석굴 등이 열리게 되었다.
                원래 불교의 석굴은 기원전 2세기 때부터 인도에서 사당 격인 차이티

             아caitya 굴과 승방 격인 비하라vihāra 굴의 두 형식으로 출발하였다. 그
             것이 중앙아시아를 거쳐 4세기에 중국으로 들어온 뒤 다시 7~8세기 초

             에 신라로 전해졌다. 이렇게 불교에서 석굴은 천여 년 동안 전파와 수용
             을 통해 동서의 넓은 지역에 전해진 하나의 보편적인 문화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동양 예술의 진주 막고굴



                돈황의 아름다움은 그 이름에서부터 나타나고 있다. 돈황이라는 단
             어는 『사기대원열전史記大宛列傳』에 처음으로 나타난다. 동한東漢의 학자

             응소應邵는 돈敦은 ‘대大’ 즉 크다는 뜻이며, 황煌은 ‘성盛’ 즉 번성함을 뜻
             하므로 ‘더 이상 최고가 없는’ 가장 크고 빛나는 석굴이라는 의미로 풀이

             했다고 전한다. 돈황의 아름다움을 한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은 막고굴 내

             內 천년의 벽화에 있다. 이 막고굴 벽화는 사막에 숨겨진 미술관이라고
             도 불린다. 이곳에는 천년이 넘는 세월 동안 40,000㎡가 넘는 벽화가 보
             존되어 왔는데, 이는 각 시대마다 무명의 예술가들이 우리에게 남겨준

             보물이다. 그래서 여기를 ‘불교미술의 보고’라고도 한다.

                현재 돈황 막고굴에는 10개 왕조에 걸쳐 채색된 소조인 채소彩塑 작품
             2,000여 점, 부조 작품 1,000여 점이 보존되어 있다. 이와 같이 많은 수

             량이나 그 본존 상태가 양호함은 세계에서 보기 드문 현상이다. 이 생명
             력이 넘치는 다채로운 조각품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우리로 하여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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