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1 - 선림고경총서 - 01 - 선림보전
P. 351
머리말
신심명(信心銘)은 삼조(三祖)승찬대사(僧璨大師)가 지은 글입
니다.명(銘)이란 일반적으로 금석(金石)․그릇․비석 따위에 자계
(自戒)의 뜻으로나,남의 공적 또는 사물의 내력을 찬양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여 새긴 한문 글귀를 말하는데,이 신심명 은 삼조(三
祖)스님께서 우리가 처음 발심할 때로부터 마지막 구경성불할 때까
지 가져야 하는 신심에 대해서 남겨 놓으신 사언절구(四言絶句)의
시문(詩文)입니다.
이 신심명 은 글 자체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우리의 신심이란
도(道)의 본원(本源)이며 진여법계(眞如法界)에 사무쳐야 하는 것이
기 때문에,이 글은 우리 수도인의 좌우명(左右銘)인 것입니다.승
찬대사는 수(隋)나라의 양제(煬帝)대업(大業)2년(서기 606)10월
5일에 입적하셨으며,그의 세수는 알 수 없습니다.승찬대사가 돌
아가신 지 150여 년 뒤 당(唐)나라 현종(玄宗)황제가 감지선사(鑑
智禪師)라 시호(諡號)를 올리고 탑호(塔號)를 각적(覺寂)이라 하였
으며 그 당시 유명한 재상인 방관(房琯)이 탑비문을 지었습니다.
승찬대사는 본래 대풍질(大風疾)이라는 큰 병에 걸려 있었는데
오늘날의 문둥병입니다.스님은 문둥병에 걸려 죽을 고생을 하다
이조(二祖)혜가대사(慧可大師)를 찾아가 자기의 성명도 밝히지 않
고 불쑥 물었습니다.
“제자는 문둥병을 앓고 있사옵니다.화상께서는 저의 죄를 참회
케 하여주십시오.”
“ 그대는 죄를 가져오너라.죄를 참회시켜 주리라.”
“ 죄를 찾아보아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 그렇다면 그대의 죄는 모두 참회되었느니라.그대는 그저 불(
佛)․법(法)․승(僧)삼보(三寶)에 의지하여 안주해라.”
“ 지금 화상(和尙)을 뵈옵고 승보(僧寶)는 알았으나 어떤 것을 불
제4권 신심명 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