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3 - 선림고경총서 - 01 - 선림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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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그렇지만 역사적인 여러 가지 점들을
상고해 보면 삼조 승찬스님이 실제 인물임에는 틀림없다고 나는 봅
니다.
그런데 이 신심명 에 있어서 그 신(信),곧 믿음은 보통의 신
(信),믿음이 아니라 신․해․오․증(信解悟證)전체를 통하는 신
(信),믿음입니다.글 전체는 4언절구(四言絶句)로 해서 146구 584
자로 되어 있는 간단한 글이지만,팔만대장경의 심오한 불법도리와
천칠백 공안의 격외도리(格外道理)전체가 이 글 속에 포함되어
있다고 모두들 평(評)하고 있습니다.이 글은 의리적(義理的)으로
법문한 것 같지만 간단한 이 글 전체 속에 격외도리가 다 갖추어
져 있으며,교리의 현묘한 뜻도 빠짐없이 있습니다.중국에 불법이
전해진 이후로 ‘문자로서는 최고의 문자’라고 학자들이 격찬할 뿐
만 아니라 삼조 승찬대사의 신심명 같은 문자는 하나일 뿐,둘은
없다고들 평합니다.그러므로 이 글이 불교에 있어서 참으로 중요
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이와 같이 불교사상사에
있어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신심명 의 근본 골자가 무
엇인가 하면 글 전체가 모두 양변을 여읜 중도(中道)에 입각해 있
다는 것입니다.글 전체를 자세히 살펴보면 대대(對對)를 40대(四
十對)로 갖추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대대(對對)란 곧 미워함과 사랑함[憎愛],거슬림과 따름
[逆順],옳고 그름[是非]등등 일상생활에서 나타나고 있는 중생의
상대 개념 즉 변견을 말하는 것입니다. 신심명 은 간단한 법문이
지만 대대(對對)를 떠난 중도법을 간명하게 보여준 드문 저술입니
다. 신심명 은 일관된 논리로서 선(禪)이나 교(敎)를 막론하고 불
교 전체를 통해서 양변을 여읜 중도(中道)가 불교의 근본 사상임을
표현한 총괄적인 중도총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4권 신심명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