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선림고경총서 - 05 - 참선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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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참선경어


               그러므로 박산 대의(博山大艤:1574~1630)스님께서는 자비로
             운 원력으로 멋들어진 노래를 지으셨는데,그것을 가지고서 식견

             이 좁고 아집이 센 중생들의 업병(業病)을 두루 치료하는 훌륭한
             의사가 되고자 함이었다.이런 취지에서  선병경어(禪病警語)  5장
             (章)을 발표하셨다.이 책은 간결한 문체로 요점만을 타당하게 서

             술함으로써 참선하는 데서 생길 수 있는 고질적인 병통을 다 끄집
             어내어 철저하게 규명한 글이다.그러므로 여기에서 공부방법으로

             제시하는 내용은 가장 요긴한 것으로서,참선하는 납자에게는 절
             실하게 필요한 한 권의 참신한 책이다.뿐만 아니라 세상을 구제
             한다는 면에서도 아홉 번을 불에 구워 만들었다는 신약(神藥)이라

             할 수 있다.이 말에 대하여 어떤 이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질
             것이다.

               “선(禪)이란 가명(假名)일 뿐 실체(實體)가 없는데 무슨 병통이
             있겠는가?”
               나는 이렇게 설명하고자 한다.참선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자기

             생각을 고집하여 잘못된 이해로 마음[心意識]이 들떠,깨달음을 진
             실된 경계에서 찾지 않고 알음알이 속에서 구하려 한다.그리하여
             옛사람이 하신 말씀에 꼭 막히기도 하고,더럽고 썩은 물 속에 가

             라앉아 죽게 되기도 하며,혹은 아무 일 없이 멍청한 상태로 앉아
             있기도 한다.이렇게 해 가지고는 영악하게 이익을 챙기는 마음이

             나 어리석게 집착하는 마음을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명근(命根)
             을 끊기 어렵고 생멸이 분명하게 마음속에 장애로 남게 되니,이
             모두가 다 내가 만든 병이지 선(禪)에 병이 있는 것이 아니다.심

             한 사람은 미치거나 마귀가 붙어서 부처님도 구제할 수 없게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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