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 - 선림고경총서 - 05 - 참선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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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참선경어


             득한 경계이기 때문이었다.그리하여 법(法)을 알아내고 설명하며
             일상에 적용함에 있어서,그 이치가 뚜렷하고 말솜씨에도 막힘이

             없으셨다.이것이 선병(禪病)을 명쾌하게 고칠 수 있는 원인이었으
             니,마치 진시황(秦始皇)이 궁중에서 옥경(玉鏡)을 잡고 앉아서 뭇
             관료들의 마음속을 비추어 보아 터럭만큼도 숨길 수 없게 한 것과

             비슷하다 하겠다.예로부터 지금까지 법상(法床)에 걸터앉아 선지
             식이라 일컬어지며 설법하던 선사들 중에서도 박산스님만큼 뚜렷

             하게 설파한 사람은 드물다.
               그러나 선병(禪病)이란 가장 설명하기 어렵고,또 설명한다고 해
             도 다 남김없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무슨 까닭일까?그것은 그

             병이 곧 법신(法身)의 병이기 때문이다.법신에는 무수한 병이 생
             기는 것이니,어찌 그 끝이 있겠는가.이 법신의 병을 잘 치료할

             수 있는 사람은 병 자체를 묘약으로 삼고,또한 밥 먹고 차 마시
             는 일상사쯤으로 여기며,몸에 걸치는 땀내 나는 저고리 정도로
             생각하여 이것을 남이 모르게 잘 감추어 두고 있을 따름이다.

               옛사람이 “병 치료하는 여가에 놀이 삼아 불사(佛事)를 한다”하
             심이 바로 이 뜻이다.다시 말해 법신에 주체가 없음을 확실히 안
             다면 병은 저절로 씻은 듯이 낫게 된다는 것이다.그러므로 동산

             (洞山:807~869)스님께서도 “내가 볼 때는 병이 있는 것 같지 않
             더라”라고 하셨다.오직 망상(妄想)과 집착(執着)때문에 선병이 앞
             을 다투어 생기게 된다.그러므로 부처님께서도  능엄경(楞嚴經)

             에서 5온(五蘊)의 마장(魔障)과 그밖에 외도(外道)의 모든 사견에
             대해 말씀하셨으니,이것이 바로 지금 사람들의 선병에 해당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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