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 - 선림고경총서 - 05 - 참선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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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경어 서 21
데,이것을 업병(業病)이라고 한다.그러나 이것도 선병(禪病)은 아
니다.
그러면 선병(禪病)이란 무엇인가?가령 갖가지 마음들을 다 죽인
다 하더라도 법신(法身)의 이치에 상응하는 참된 공부를 하려 하지
않아서 진정한 깨달음으로 향하는 문턱을 직접 밟아 보지 못하고
밥통 속에 앉아서 몸과 마음이 편안한 상태[輕安]에 빠져 노닌다
면,바로 이런 편안함이 선병(禪病)이 되는 것이다.그렇기 때문에
어떤 스님이 덕망 높은 선사(禪師)에게 물었다.
“무엇이 청정법신(淸淨法身)의 덕입니까?”
큰스님은 이렇게 대답하셨다.
“수없이 많은 큰 병의 근원이 청정법신이니라.”
이는 마치 밤송이 같아서 삼키기도 토하기도 참으로 어려운 말
씀이다.훌륭하신 옛 스님들께서는 진정하게 참구하여 실답게 깨
닫는 과정 속에서 한바탕 병들을 치르고 오셨다.그러므로 빈둥거
리는 사람에게는 함부로 어지럽게 쇠침을 놓아주지 않고,오직 숨
을 죽여 가며 아픔과 가려움을 알려고 하는 납자에게만 비로소 진
찰해 주기를 승낙하셨다.이 때문에 병을 알면 곧 그 병을 없앨
수가 있고,자기를 치료하고 난 다음에야 다른 사람을 고쳐 줄 수
가 있으니,“세 번 남의 팔꿈치를 부러뜨린 다음에야 훌륭한 의사
가 될 수 있다”는 말이 바로 이런 경우라 하겠다.
박산(博山)스님은 오래 전부터 이 도(道)를 참구(參究)하시어 지
극하게 깨달으셨다.그리하여 사리에 딱 맞는 요점만을 말씀하셨
을 뿐,억지로 현학적인 말을 늘어놓아 사람들이 알아듣지 못하게
하지는 않으셨다.그것은 스님께서 평소에 몸소 깨닫고 실제로 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