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6 - 선림고경총서 - 11 - 마조록.백장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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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마조록․백장록


               선(善)을 취하지도 말고 악(惡)을 버리지도 말아야 하며,더럽
            거나 깨끗한 쪽에 모두 의지하지 않아야 한다.죄의 성품이 공함

            을 통달하면 생각생각 어디에도 죄를 찾을 수가 없는데,그것은
            자기 성품이 없기 때문이다.3계가 오직 마음일 뿐이며 삼라만상
            이 한 법에서 찍혀 나온[印]것이다.형상[色]을 볼 때,그것은 모

            두가 마음을 보는 것인데,마음 스스로가 마음이라 하지 못하므
            로 형상을 의지해서 마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그러므로 상황

            따라 말하면 될 뿐,현상[卽事]에든 이치[卽理]에든 아무 걸릴 것
            이 없다.수행의 결과로 얻어지는 깨달음도 마찬가지다.마음에서
            난 것을 형상[色]이라 하는데,형상이 공함을 알기 때문에 난 것

            은 동시에 난 것이 아니다.이 뜻을 체득하면 그때그때 옷 입고
            밥 먹으며 부처될 씨앗을 기르면서 그저 인연 따라 시절을 보내

            면 될 뿐이니,더 이상 무슨 일이 있겠는가.
               그대들은 나의 가르침을 받고 나의 게송을 들어보아라.



                  마음바탕을 때에 따라 말하니
                  보리도 역시 그러할 뿐이라네
                  현상에나 이치에나 모두 걸릴 것 없으니
                  나는 그 자리가 나지 않는 자리라네.”

                  心地隨時說 菩提亦只寧
                  事理俱無碍 當生則不生


               2.

               홍주(洪州)태안사(太安寺)의 주지는 경과 논을 강론하는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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