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8 - 선림고경총서 - 11 - 마조록.백장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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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마조록․백장록
마조스님께서 갑자기 머리를 돌려 스님의 코를 한 번 비틀자
아픔을 참느라고 소리를 내질렀다.마조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다시 날아갔다고 말해 보라.”
스님께서는 그 말끝에 깨친 바가 있었다.
시자들의 거처인 요사채로 돌아와 대성통곡을 하니 함께 일하
는 시자 하나가 물었다.
“부모 생각 때문인가?”
“ 아니.”
“ 누구에게 욕이라도 들었는가?”
“ 아니.”
“ 그렇다면 왜 우는가?”
“ 마조스님께 코를 비틀렸으나 철저하게 아프지를 못했기 때문
이다.”
“ 무슨 이유로 깨닫지 못하였는가?”
“ 스님께 직접 물어보게.”
그리하여 그 시자가 마조스님께 물었다.
“회해시자는 무슨 이유로 깨닫지 못했습니까?요사채에서 통
곡을 하면서 스님께 물어보라는 것입니다.”
마조스님께서 말씀하셨다.
“그가 알 테니 그에게 묻도록 하라.”
그 시자가 요사채로 되돌아와서 말하였다.
“스님께서는 그대가 알 것이라 하시며,나더러 그대에게 물으
라 하셨네.”
스님(백장)이 여기에서 깔깔 웃자,그 시자가 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