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9 - 선림고경총서 - 11 - 마조록.백장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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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장록/四家語錄 79


               “조금 전에 통곡하더니 무엇 때문에 금방 웃는가?”
               “ 조금 전엔 울었지만 지금은 웃네.”

               그 시자는 그저 멍할 뿐이었다.


               2.

               다음날,마조스님께서 법당에 올라왔다.대중이 모이자마자 스

            님께서 나와서 자리[法席]를 말아 버렸더니 마조스님은 바로 법좌
            에서 내려왔다.스님께서 방장실로 따라가자 마조스님께서 말씀
            하셨다.

               “내가 조금 전에 말도 꺼내지 않았었는데 무엇 때문에 별안간
            자리를 말아 버렸느냐?”

               “ 어제 스님께 코를 비틀려 아파서였습니다.”
               “ 그대는 어제 어느 곳에 마음을 두었느냐?”
               “ 코가 오늘은 더 이상 아프질 않습니다.”

               “ 그대는 어제 일을 깊이 밝혔구나.”
               스님께서는 절하고 물러났다.



                다른 본(本)에는 이렇게 되어 있다.
                마조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디 갔다 오느냐?”
                “ 어제는 우연히 외출하게 되어 미처 모시지 못하였습니다.”
                마조스님이 ‘악[喝]!’하고 고함을 치자 스님께서는 바로 나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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