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0 - 선림고경총서 - 11 - 마조록.백장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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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마조록․백장록


               3.

               스님께서 다시 참례하면서 모시고 서 있는 차에 마조스님은
            법상 모서리의 불자(拂子)를 보고 있었으므로 스님께서 물었다.
               “이 불자를 즉해서[卽]작용합니까,아니면 이를 떠나[離]작용

            합니까?”
               마조스님이 말씀하셨다.

               “그대가 뒷날 설법을 하게 된다면 무엇을 가지고 대중을 위하
            겠느냐?”
               스님께서 불자를 잡아 세웠더니 마조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을 즉해서(卽)작용하느냐,이를 떠나서 작용하느냐?”
               스님께서 불자를 제자리에 걸어 두자 마조스님께서는 기세 있

            게 악!하고 고함을 쳤는데 스님께서는 곧장 사흘을 귀가 먹었다.
               이로부터 우렛소리가 나라에 진동하였다.신도들이 청하여 홍
            주(洪州)의 신오(新吳)국경지대인 대웅산(大雄山)에 머무르게 되었

            는데,그 거처하는 바위와 묏부리가 깎아지른 듯 높았기 때문에
            스님을 백장(百丈)이라 부르게 되었다.

               여기에 머무른 지 한 달이 못 되어 현묘한 이치를 참구하는
            납자들이 사방에서 찾아왔는데,당시 위산 영우(潙山靈祐:771~
            853)스님과 황벽 희운(黃檗希運)스님이 으뜸이었다.



               4.

               황벽스님이 스님의 처소에 와서 있다가 하루는 하직을 하면서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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