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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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上 21
상당․대기(上堂․對機)
1.
스님이 상당(上堂)하여 한참 잠자코 있다가 말씀하셨다.
“말로써 도를 펴는 일에서 잘 분석하고 종합하기란 정말로 어
렵다.한마디 말끝에 깨닫는다[契合]해도 그것은 여러 갈래 길인
데 하물며 구구한 말이 무슨 소용이 있으랴.
그런데 교학[敎乘]에서는 몇 가지로 분야를 나눈다.즉 율(律)은
계학(戒學)이고,경(經)은 정학(定學)이며,논(論)은 혜학(慧學)으로서
3장 5승(三藏五乘)과 5시 8교(五時八敎)가 저마다 주장하는 내용이
있다.여기에서 일승원돈교(一乘圓頓敎)는 알기가 매우 어렵다.그
러나 그 자리에서 알았다 해도 납승과는 천지차이이다.
납승 문하에서라면 말[言句]속에서 마음[機]을 드러낸다 해도
부질없이 알음알이를 내는 것이며,문을 두드리는 방법도 천차만
별이다.앞으로 나아가려고 머뭇거린다면 남의 혀끝으로 풀어낸
말이나 찾으려는 허물에 빠지게 된다.
예로부터 있어 왔던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여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