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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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上 23
누군가가 물었다.*
1)
“오늘 이렇게 법회를 여셨으니,무엇을 가르쳐 주시렵니까?”
“ 오는 바람을 잘 간파해 보아라.”
“ 아마도 바로 이런 것이 아니겠습니까?”
“ 틀렸다.”
“ 옛날 큰스님들은 마음으로 마음에 전하였습니다.오늘 스님께
청하오니,무엇을 가지고 가르침을 베푸시렵니까?”
“ 물으면 대답하겠다.”
“ 그렇다면 허튼 말씀은 아니겠습니다.”
“ 묻지 않으면 대답도 안 한다.”
“ 말[言句]을 했다 하면 영판 어긋나니,어떻게 해야 어긋나지
않겠습니까?”
“ 도풍(道風)에 맞는 한마디는 어디서 일어나느냐?”
“ 아마도 이것이 바로 그것이 아니겠습니까?”
“ 착각하지 말라.”
“ 무엇이 줄탁(啐啄:스승과 제자의 기연이 딱 맞는 일)의 기연입니
까?”
“ 메아리 같은 것이다.”
“ 그러면 감응을 말하는 것입니까?”
*이하 ‘누군가가 물었다[問]’는 편집상 생략하고,한 행을 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