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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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이 한결같고[一如]현묘한 자체입니까?”
               “ 그대에게 질문 한마디 빚졌다.”



               “ 무엇이 현묘한 가운데 분명한 것입니까?”
               “ 안[裏]이다.”

               “ 어떻게 해야 옳겠습니까?”
               “ 빨리 나가거라,빨리 나가.남 질문하는 데 방해될라.”



               “ 어떤 경계가 사량하지 않는 경계입니까?”
               “ 알음알이[識情]로는 헤아리기 어렵지.”



               “ 벽을 뚫고 빛을 훔쳐보는 경우라면 어떻습니까?”

               “ 좋다[恰].”


               “ 한마디 말을 다 했을 땐 어떻습니까?”

               “ 조각조각 찢어 버린다.”
               “ 그렇다면 스님께선 어떻게 손을 써서 수습하시렵니까?”
               “ 쓰레받기와 비를 가져오너라.”



               “ 어떻게 설명해 이끌어 주면 찾아오는 근기를 저버리지 않겠습

            니까?”
               “ 무슨 말이냐?”
               “ 그래도 온 뜻이 있겠습니까?”

               “ 우선 서두르지 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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