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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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上 29


               “말하면서 침묵하는 것이란 무엇입니까?”
               “ 맑은 기[淸機]가 손바닥을 스친다.”

               “ 무엇이 침묵하면서 말하는 것입니까?”
               “ 어험,어험.”
               “ 그렇다면 침묵하지도 않고 말하지도 않을 땐 어떠합니까?”

               스님은 방망이로 그 스님을 쫓아 버렸다.



               “무엇이 운문의 칼입니까?”
               “ 조사(祖師)다.”



               “ 무엇이 모든 부처님의 해탈처입니까?”
               “ 다른 질문 하나 해보아라.”



               “ 무엇이 큰 길가의 흰 소[露地白牛]*입니까?”
                                               2)
               “ 근기를 살펴보니 고칠 길이 없다.”

               “ 어디에다가 놓아줍니까?”
               “ 두 번을 얘기해 주어도 티끌만큼도 넘어서지 못하는구나.”



               “ 티끌마다 삼매[塵塵三昧]란 무엇입니까?”
               “ 물통에는 물,발우에는 밥이다.”





            *큰 길가의 흰 소[露地白牛]: 법화경  비유품에 나오는 말로서 2승과 보살을
              사슴수레 양수레에 비유하는 데 비하여 큰 길가의 흰 소는 일승(一乘)을 비
              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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