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 - 선림고경총서 - 25 - 종문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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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 자신은 제자들이 이런 일을 한 줄 모르고 있다가,경오년(1150)62
세 되던 해에 이를 우연히 보고서 “그 동안 또 내가 말을 많이 했구나.
왜 ‘무고(무기창고)’라고 이름을 지었을까?”라고 했다.이것으로 미루어보
면 ‘무고’라는 이름은 스님의 생각이 아닌 듯하다.
이 책의 내용은 대혜스님이 옛 스님들이 수도하던 중에 체험했던 일
들을 당시 수행인에게 들려준 것이다.특히 참선공부에 대한 기록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뿐만 아니라 당시 선림의 생활과 교우관계들이 생
생하게 기록되어 있어 그 시대 상황을 연구하는 데에도 좋은 자료가 된
다.이때는 금나라와의 전쟁으로 한족(漢族)의 자존심이 여지없이 짓밟히
던 시기였다.바로 이러한 때에 대혜스님은 당대의 지식인들에게 끊임없
는 자긍심을 일깨워 주고,납자들에게는 불조(佛祖)의 돈오견성법문(頓悟
見性法門)을 바로 알아 궁극의 깨침을 얻도록 일깨워 주었다.이러한 그
의 사상은 융흥(隆興)계미년(1163)에 금나라와의 싸움에서 개선하는 군
사들을 환영하며 노래한 다음의 게송에서도 잘 드러나 있다.
자욱한 먼지 단번에 씻기니 하늘은 드넓고
온 천하가 모두 손아귀에 있구나
세간과 출세간의 모든 일 분명히 깨치니
주인공은 또렷또렷하여 어둡지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