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 - 선림고경총서 - 26 - 총림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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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문(跋文)
지난날 내가 오봉사(五峰寺)에서 대중의 수좌로 지낼 때,고월 융(古
月道融)선사는 마침 손님 맞는 소임을 맡고 있었다.나는 영광스럽게도
그와 같이 사는 복을 누려 하루에도 몇 번씩 산수간에 노니는 즐거움을
맛보았다.
그 후 업연(業緣)은 계속되어 청산(靑山)에 와서 산 지 10년이 넘어가
는 어느 날,돌연 그가 나를 찾아와 선배들의 지난 언행을 자상하게 들
려주었다.그 이야기들은 이 늙은 회포를 맑게 씻어 주었다.그리고는 천
천히 총림선사 한 편을 꺼내 놓는데,모두 일세를 풍미한 종사들과 훌
륭한 사대부들 간에 주고받은 이야기와 거기에 붙인 평들로서,후학을
일깨우고 불법을 도와줄 만한 내용이었다.체제는 스승(대혜)의 종문무
고(宗門武庫) 와 비슷하였다.
판에 새겨 후세 사람들을 이롭게 한다 하니 그 혜택이 어찌 크지 않
으랴.그래서 붓을 들어 몇 자 붙인다.
경원(慶元)기미(己未:1199),화장사(華藏寺)
둔암 종연(遯菴宗演)이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