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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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서(禪書)에 있어서의 게송은 매우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초기의
경우는 스승과 제자가 도를 서로 전하는 식으로 매우 정형적으로 나타나
고 있다.그러다가 후대로 내려가면서 이런 틀에서 벗어나,형식면은 물
론 소재면에서도,그리고 시를 짓는 시간이나 장소 면에서도 아주 자유
스러워진다.
과거 불조(佛祖)들의 깨닫게 된 기연 내지는 공안(公案)등을 후대의
스님들의 운율에 맞추어 게송을 붙이는 형태가 당대(唐代)에 서서히 나
타나기 시작하여 송나라 시대 이후로는 선서의 한 장르로 정착하게 되었
다.그 대표되는 것으로서 벽암록(碧巖錄)이라든가 종용록(從容錄)
등을 들 수 있다.송대의 후반기에 접어들면서부터는 수행상에서 생겼던
일상 체험 내지는 깨달음의 경계를 그대로 게송으로 읊는 불교인들의 문
학작품들이 출현하게 되었다.
이 운와기담 도 이상과 같은 연장선 속에서 이야기될 수 있다.여기
에 소개된 작품들은,체험의 순간을 언어적으로 분석하거나 단계적으로
접근하려는 태도들을 아주 시원스럽게 뛰어넘고 있다.또한 여기에 실린
게송들에는 초상화 내지는 그림에 제(題)를 다는 형식으로 만들어진 것
도 상당수 있는데,이는 시화(詩畵)의 일치라는 면에서도 매우 시사적이
다.
이런 것들이 이른바 선종의 전등사서(傳燈史書)에서는 많이 생략되거
나 정형적으로 나타남에 따라,도리어 단박에 창공에 뛰어오르는 납승들
의 팔팔한 기상들이 굴절되어 있다.이에 반하여 이 운와기담 은 당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