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 - 선림고경총서 - 27 - 운와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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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들이 매우 생동감 있게 기록되어 돈오견성(頓悟見性)이라는 선문
의 기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이것은 이 책을 편집하는 효영스님의
편집 방침과도 관계가 있다.서문에서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의 이야기를 강호의 제현들이 반드시 좋다고만은 하지 않을 것이
다.그렇다고 정수만을 뽑아서 책을 만든다면,이는 오히려 나의 허물만
을 가중시킬 뿐이다(깨달음을 설명하는 수단으로).문자가 있기는 하나
문자란 본디 본성이 없으며 그렇다고 언어로 설명할 수 있는 것도 아니
니,내가 하루종일 이야기했어도 말한 것이 없다고 생각해 준다면 나의
뜻에 가깝다고 하겠다.”
한편 효영스님은 당시에 유통되고 있던 대혜스님의 연보 에 대해서
여러 근거들을 들어 그 오류를 제시하고 있다.그 중에서도 법통의 문제
를 거론하는 것이 눈에 뜨인다.스님은 임제의 법맥이 원오스님을 거쳐
대혜스님에게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그러나 대혜스님의 법통을 법굉
(法宏)과 도선(道先)스님이 이었다고 하는 당시의 얘기에 대해서는 여러
근거들을 제시하여 부정하고 있다.나아가 강서 지방의 어떤 스님이 편
찬한 융흥불교통기(隆興佛敎統記)에 대해서도 여러 전거를 들어서 그
잘잘못을 논하고 있다.그리하여 대혜정속전(大慧正續傳), 무구문도
전(無垢聞道傳), 무착투기전(無著投機傳) 등을 편집하기도 한다.그밖
에도 여러 스님들의 행장을 기록하는 등등의 선종사가(禪宗史家)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