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8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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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 • 『퇴옹학보』 제17집
Ⅰ. 머리말
개항기와 일제강점기, 그리고 해방과 정화운동이 발생했던 한국 근
현대불교사에 대한 연구는 동시대와 현대 한국불교의 정체성과 발전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기초이다. 근현대불교는 조선왕조 동안 오랜 탄
압과 소외를 거쳤고, 회복할 틈도 없이 일본 지배와 해방, 친일잔재 청
산과 정화운동, 불교개혁을 거치는 동안 왜곡과 정체성 회복을 위한 파
란과 격동의 세월을 겪기도 했다. 이 시기의 불교는 전통과 근대가 혼
재했고, 한국 역사와 문화의 근간이 시험대에 올랐던 시기이기도 하다.
이 시기가 학술뿐만 아니라 21세기 한국불교의 실질적인 발전을 위해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근대불교사 연구가 불교학계에서 본격적으로 관심받기 시작한
것이 1990년대 중반부터이니 30년도 채 되지 않는다. 학계가 연구의 필
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친일과 항일의 논쟁 사이에서 僧伽의 각 문중의
고승 추모와 선양사업이 도화선이 되었다. 때문에 연구의 체계성이나
近代佛敎史觀과 史論 등 이 시기 불교사를 객관적으로 혹은 체계적으
로 이해하거나 찬술하는 기준을 기대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학계에서
는 여전히 禪敎學이나 불교가 흥성했던 한국고대와 중세불교사 연구에
만 몰두하고 있었다. 그러나 근대불교사 연구가 이렇게나마 시작된 것
은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 글은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이후 한국불교계를 이끌어 온 근현대
고승에 대한 학계의 연구 성과를 살피고자 한다. 짧은 기간 적지 않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