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3 - 퇴옹학보 제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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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한국불교 고승연구의 흐름과 성찰  • 263




                                          9)
               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었다.  또한 각훈은 객관적인 사료를 있는 그
               대로 제시해 보여주기보다 주관적으로 처리해 버린 경우도 없지 않아
               한 글자라도 가감 없이 있는 그대로 금석문을 인용하려 했던 일연에 비

               하면, 각훈의 서술 태도는 다분히 주관적이라고 할 수 있다.                   10)

                 요컨대 『해동고승전』의 편찬 목적은 승려들의 행적을 구체적으로 밝
               히고 이를 통해 한국의 불교사를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

               동안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해동 승려들의 위대함을 현창함으로서 해
               동불교의 훌륭함을 드러내는 것이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삼국유사』

               는 특별히 주목할 만한 승려들의 전기만 수록하고 있고, 행적이 널리 알

               려진 승려의 경우에는 특징적인 내용만을 간략하게 적고 자세한 내용
               은 기존에 유통되고 있는 문헌에 미루고 있다. 그러므로 『삼국유사』는

               기존의 『해동고승전』에 인용되지 않은 자료를 제시하여 새로운 사실을
               이야기하거나 『해동고승전』의 잘못을 지적하는 등 『해동고승전』을 계승

               하면서도 이를 극복하려는 태도가 두드러지고 있다. 자료이용 역시 『해

               동고승전』보다 시간적, 공간적으로 넓은 범위의 자료들을 섭렵하고 있
               을 뿐만 아니라 자료의 타당성에 대한 평가 또한 『해동고승전』보다 엄격

               한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해동고승전』의 경우 인용한 자료들을 비판적

               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삼국유사』는 해당 자료의 타당성을 여러
               측면에서 검토하고 있다.        11)





               9)  김상현(1993), 125.
               10)  김상현(1993), 128-129.
               11)  최연식(2007), 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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