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 - 고경 - 2015년 1월호 Vol.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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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차고 몸은 움츠려든다. 어깨는 좁아지고 걸음은
빨라진다. 해가 일찍 떨어지니 집으로 향하는 마음도 덩달
아 춤을 춘다.
동안거 (冬安居)의 계절이다. 2,200명이 넘는 수좌(首座)스
님들은 화두와 한판 대결을 시작했다. 공부에 목마른 재가
불자들도 전국의 시민선원에서 정진에 동참하고 있다. ‘출퇴
근’ 정진을 하는 불자들도 셀 수 없이 많다. 선지식 (善知識)이
없다고 하는 시대, 대중들을 이끌 스승들이 쏟아지기를 기
대해 본다.
산중은 아니지만 동안거를 맞아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도
뜻 깊은 공부모임이 시작됐다. 바로 백련불교문화재단(이사장
원택 스님)과 불교인재원 (이사장 엄상호)이 함께 『백일법문』 강
좌를 연 것이다.
저녁이 되면서 칼바람을 뚫고 불자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강좌에 동참하는 사람들의 열기로 강의실은 이미 뜨거웠다.
성철 스님이 ‘백일법문’을 설한 지 47년 만에 “완성된 형태
의” 책을 세상에 내놓은 원택 스님은 “제가 출가하기 5년 전
인 1967년 동안거 백일동안 성철 큰스님께서 사자후를 하
셨고, 산문에 들어선 지 40여 년이 지나 어느덧 고희를 맞
는 해에 개정증보판 『백일법문』을 세상에 내어놓게 되니 감
회가 특별합니다. 앞으로 개정증보판 『백일법문』이 더욱 많
은 분들에게 진리를 알려주는 ‘마르지 않는 법문’이 되고, 무
명을 밝혀 깨달음으로 인도하는 ‘꺼지지 않는 횃불’이 되기
를 간절히 바랍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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