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 - 고경 - 2015년 7월호 Vol.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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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니다. 『선관책진』에 보면 원오 선사께서는 ‘10년 동안 이

          연 (망상)이 없었다’고 말씀을 하신 구절이 나옵니다. 저는 한
          시간도 어려운데 10년간 번뇌망상이 없었다는 말씀을 보고
          너무 부러웠어요. 결국 또 큰스님을 찾아 갔습니다.”
            성철 스님은 백졸 스님이 공부를 물으러 온 것을 알고 다
          른 처방을 내렸다. ‘화두 중에는 능엄주 화두가 제일 크데이.’

            “능엄주를 하라는 큰스님 말씀을 들어도 ‘필(feel)’이 안
          와요. 옥천사에 와서 대중들에게 그 얘기를 하니 제 상좌인
          정혜 스님이 삼천배와 능엄주 독송 10년 기도를 하겠다고

          서원했습니다. 저는 격려만 해줬지 같이 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다 하루는 밭에서 일을 하고 있는 대중들을 보니 온
          몸에 빛이 넘쳐요. 그때 대중들이 모두 능엄주와 절을 하고
          있었거든요. 꼭 살아 움직이는 산수화 같았어요. 그래서 저
          도 삼서근 대신 능엄주로 바꾸었는데 변속이 어려웠지요.

            능엄주는 3000단어가 넘어요. 외우다가 한 글자만 틀리
          면 다시 해야 합니다. 그러니 집중을  안 할 수 없습니다. 고
          도의 집중력이 요구됩니다. 화두는 상대적으로 망상이 비집

          고 들어올 여지가 많습니다. 계속 하다 보니 큰스님께서 말
          씀하신 ‘능엄주가 화두’, 즉 화두 공부는 착각(망상)에 매몰
          되지 않는 노력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됐습니다.”


            “화두 중에는 능엄주 화두가 제일 크데이!”

            ‘능엄주(대불정능엄신주)’는 『능엄경』에 있는 주(呪)로써, 이
 법문하고 있는 백졸 스님  주문을 외우는 사람은 세간에서 뛰어난 지혜를 이루고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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