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 - 고경 - 2015년 8월호 Vol.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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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는 다부졌다. 연등국제선원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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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는 떠나면 안 된다”
                                                                                 사실 한국으로 오기 전 스님은 인도에서도 스님이었다.
                                                                               18살에 출가했다.

                                                                                 “제 고향은 인도의 아루나찰브라데스입니다. 미얀마, 중
                                                                               국, 부탄, 인도의 접경지역이에요. 인도 북동부 끝자락에 있
                                                                               습니다. 인도에서 해가 제일 먼저 뜨는 곳이기도 합니다.

          연등국제선원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이 붓글씨 사경을 하고 있는 모습                                    이 지역에 사는 종족이 차크마(chakma)족인데 석가족의
                                                                               후예입니다. 100만 정도의 차크마족 대부분이 불자입니다.
          로 하는 템플스테이도 꾸준하게 진행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제 할아버지도 스님이셨어요. 그래서 저도 그
            “어떻게 소문이 나 있는지 외국인들은 ‘알아서’ 옵니다.                                    냥 자연스럽게 출가를 했습니다. 제가 스님 신분으로 콜카

          유럽이나 동남아, 미국 등 오는 지역도 다양합니다. 공항이                                     타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는데 거기에서 조
          가까이 있는 것도 장점이 되는 것 같고요. 다음 주에도 스웨                                    계종 어산어장 동주 스님을 비롯한 한국 스님들과 신도님들
          덴에서 일가족 4명이 오겠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을 만났습니다. 외국 유학을 생각하고 있던 차에 한국 분들
            스님은 “연등국제선원이 사람들에게 따뜻하고 편안한 절                                      의 도움으로 이곳에 오게 됐습니다.”

          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누구라도 와서 부담 없이 지                                     스님은 2000년 6월 한국에 왔다. 처음에는 서울 홍은사
          내다 가는 곳이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전법 (傳法)도                                  에 머물렀다. 동주 스님의 주석사찰이다. 홍은사에 있으면
          량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싶다는 뜻도 나타냈다.                                          서 한국어는 물론 한국불교의식을 배웠다. 언어와 의식 모
            “부처님의 법을 제대로 전하는 도량을 만들고 싶어요. 특                                    두 배우는 속도가 빨랐다. 그러다 나중에 사형이 된 일보 스

          히 선원의 기능을 되살려 많은 사부대중이 같이 수행할 수                                      님 (방글라데시 출신)을 만났다. 일보 스님은 종로구 소격동 연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등국제회관에서 원명 스님의 포교를 돕고 있었다. 결국 일보
            녹록지 않은 현실이지만 옛 명성을 되찾고자 하는 스님의                                     스님의 추천으로 원명 스님을 친견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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