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 - 고경 - 2015년 8월호 Vol.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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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7~978)국이 있으니 항주                        “『명추회요』는 『종경록』 100권의 요점을 발췌한 책”이라고

                                      자사 전류가 항주에 있으                            강조했습니다.
                                      면서 절강성과 강소성의 일
                                      부를 영유하여 후량의 태                              『명추회요』는 『종경록』 100권의 요점을 발췌한 책
                                      조 때 오월왕으로 봉해졌
                                      습니다. 전류는 자신이 불                             1. 성철 스님과 영명연수, 『종경록』, 그리고 『명추회요』

                                      교신자였을 뿐만 아니라 그                             성철 스님(1912~1993)은 평소 영명연수(904~975)와 『종경
                                      의 손자인 충의왕(錢弘俶,                           록』에 대해 높이 평가했고, 그런 맥락에서 『종경록』 100권
                                      948~978)에 이르러서는 불                        의 촬요본인 『명추회요』가 선림고경총서의 제2집으로 번역

          23년만에 빛을 보게 된 『명추회요』        교를 더욱 융성케 하였습니                           되어 출판되었다. 이 책이 출판된 이후 원택 스님은 스승인
                                      다. 영명연수는 904년에 태                         성철 스님이 쓰신 『선문정로』의 돈오돈수론이 영명연수의
          어나 934년에 출가하고 960년 충의왕의 초청으로 궁에 머                                    『종경록』에 근거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이는 그간 전혀 지
          물고, 다음해 961년에 영명사의 주지가 되어 『종경록』을 영                                   적되지 못했던 점으로, 그간 한국불교계에 있어 돈점론이
          명사에서 편집하였습니다. 당 후기에 비하여 5대 10국시대                                     주로 <규봉종밀 (돈오점수) → 보조지눌(돈오점수) ↔ 퇴옹성철

          의 인구는 그 1/3 또는 1/2까지 줄었다고 할 정도의 난세였                                  (돈오돈수)>이라는 좁은 틀에서 논의되던 시각을 벗어나, <마
          고, 또한 당말과 5대 10국에 걸쳐서 대규모적인 불교 파불                                    조도일 (돈오돈수) ↔ 규봉종밀(돈오점수) ↔ 영명연수(돈오돈수)
          의 탄압행위가 2번이나 단행되어 불교는 심대한 타격을 입                                      → 퇴옹성철 (돈오돈수)>이라는 선종사의 보다 넓은 지평에서

          었습니다.                                                                이 문제가 논의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것이다.
            그러나 10국 중의 하나인 오월국만은 불교를 극진히 외호
          했기에 각파의 승려들이 모여들어 소위 종파의 울타리를 넘                                        2. 돈·점(頓漸) 논쟁
          어 불교가 성한 가운데서 제종을 결집한 영명의 『종경록』이                                       이는 선종(禪宗)의 수행관(修行觀)과 관련된 논쟁이다. 선
          탄생할 수 있는 배경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종의 6조인 혜능의 시기에 본격적으로 부각된 문제로서, 수

            마침 자료를 만들어 준 박인석 교수의 원고를 실어 『명                                     행자가 자신의 본성을 보고서 [見性] ‘단박에 깨달음[頓悟]’을
          추회요』 발간에 대한 이해를 더할까 합니다. 박인석 교수는                                     이루는 것을 가리킨다. 반면 혜능의 동문이었던 신수의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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