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 - 고경 - 2015년 9월호 Vol.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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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안사 입구. ‘해인사 백련암 서울선원’이라고 적힌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정안사 전경
에 들어온다. 조그만 계단을 올랐다. 몇몇 신도님들이 법당에 정안사 주지인 일규 스님의 안내로 원융 스님에게 삼배(三
서 땀을 뻘뻘 흘리며 절을 하고 있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拜)를 올리고 본격적으로 말씀을 듣기 시작했다.
정안사는 여느 성철 스님 문도사찰과 마찬가지로 아담한
규모의 사찰이다. 법당과 선방, 공양실, 종무소가 들어선 지 늦게 만난 불법(佛法), 그래서 더 절실한…
하 1층, 지상 1층의 본채와 작은 요사채인 진진당(眞眞堂), 주 “불교를 본격적으로 접하게 된 것은 나이 서른 무렵이었
지스님 집무실이 전부다. 습니다. 어느 날 신문 문화면에 동국대 불교대학장을 역임했
작은 사격 (寺格)에도 시민선방인 묘심선원(妙心禪院)을 운 던 이기영 박사의 글이 실렸는데, 이 박사가 학생들로부터
영하고 있는 것 역시 성철 스님 문도사찰만의 특징이다. 이 이교도(異敎徒)라는 의혹을 받고 학장직에서 물러나고 나서,
번 하안거에는 20여 명이 방부를 들였다. 또 매월 정기적으 그 억울한 심정을 토로한 내용이었어요. 내용 중 청담 스님
로 초하루, 보름법회는 물론 능엄주 54독(매월 셋째주 토요일) 께서 말씀해 주신 ‘莫憎愛하라’ (사랑하지도 미워하지도 마라)고
과 삼천배 정진(매월 둘째, 넷째주 토요일) 등을 한다는 것 역시 한 법문의 힘으로 참아낼 수 있었다는 구절이 있는데, ‘막
비슷하다. 증애하라’는 말에 두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이 말씀은 어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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