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1 - 고경 - 2015년 9월호 Vol.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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假中)의 개념은 용수의 중관사상을 압축적으로 나타내고 있  과 같은 예를 갖추어 추모했다고 한다. 중국의 여산혜원(慧遠,

 다. 나아가 이는 삼론종은 물론 천태종과 화엄종 등 대승사  334-416)도 『출삼장기집』에서 “용수는 수행을 통해 부처님
 상의 성립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중국의 모든 불교종파  다음 가는 십지 (十地)의 경지에 이른 보살”이라고 평가했다.
 들은 용수의 정리한 삼제의 원리에 입각해 교리를 조직했기   성철 스님 역시 용수보살은 대승사상의 체계화 또는 대승
 때문이다.    불교의 아버지라는 위상을 인정한다. 용수의 사상이 공사상
          을 체계화하고, 외도와 부파불교의 왜곡된 교설을 논파했기

 팔종의 공조   때문이다. 불교의 사상적 중심을 바로 세우고 대승불교의
 용수가 중심이 된 중관학파는 무착(無着)이 창립한 유가  사상적 초석을 다졌음으로 용수는 “부처님 이래 제일이며,
 행파와 더불어 인도 대승불교의 양대 산맥으로 평가받는다.   대승불교의 선구자이고, 최대의 공로자”라고 높이 평가한다.

 하지만 용수의 사상은 중국불교에서 더욱 화려하게 꽃을 피  하지만 성철 스님은 이와 다른 평가도 덧붙였다. 즉, 용수는
 운다. 중국에서 용수에 대한 학습은 곧 대승불교를 이해하  부파불교에 의해 왜곡된 사상을 바로 잡아 불법을 근본으
 고 수용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삼론종은 용수의 『중론』, 『십  로 되돌렸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용수의 위대성은 그의 사
 이문론』과 용수의 제자 제바가 쓴 『백론』을 연구하는 종파  상이 갖는 독창성 때문이 아니라 불교의 근본으로 되돌아
 였다.      간 것에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용수의 저작인 『중론』, 『십이문론』, 『대지도론』 등  성철 스님의 이런 평가는 어쩌면 대승비불설을 염두에 둔
 의 저작은 삼론종은 물론 중국에서 성립된 모든 대승불교  설명인지도 모른다. 용수의 중관사상은 대승불교의 사상적
 의 사상적 원천으로 자리 잡게 된다. 삼론종, 법상종, 천태종,   뿌리가 되고 있다. 따라서 중관사상을 독창적인 것으로 평

 화엄종, 선종, 정토종, 밀종, 율종으로 구분되는 여덟 종파가   가한다면 대승사상은 불설이 아니라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
 모두 용수를 초조로 삼거나 조사로 추앙했기 때문이다.  성이 있다. 하지만 용수의 사상자체가 불법의 근본에 충실
 이처럼 용수는 중국에서 ‘팔종(八宗)의 공조(公祖)’로 존경  한 것이라면 대승사상 역시 불법의 적통을 인정받게 된다.
 받았다. 용수의 중관사상이 중국에서 성립된 모든 대승불교
 의 사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용  서재영         동국대 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선의 생태철학연구’로 박사학위를

 수는 대승불교의 선구자, 제2의 붓다로 불리게 되었다. 그가   받았다. 동국대 연구교수, 조계종 불학연구소 선임연구원, 불교신문 논설위원 등을 거쳐 현재
          불광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있다. 저서로 『선의 생태철학』 등이 있으며 포교 사이트 www.
 입적하자 사람들은 사당을 짓고 석가모니 부처님에 대한 것  buruna.org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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