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 - 고경 - 2016년 2월호 Vol.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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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어록의 뒷골목 ● 글 _ 장웅연
‘변화’와 ‘관계’로
부터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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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12월 8일은 성도절 (成道節)이다. 부처님이
깨달음을 이룬 날을 기리자는 뜻에서 만들어졌다. 올해는 양
력으로 1월 17일. 전국 사찰에서 열리는 기념법회의 주제도
대부분 깨달음이다. 숭고하지만 그만큼 고원한 개념이다. 이
른바 구경각(究竟覺)을 누리는 도인은 극소수이거나 주변에
없다. 중도(中道)만 이해해도 한결 살 만하다.
삼법인 (三法印)은 불교 교리의 핵심이다. 제행무상(諸行無
常)이라서 제법무아(諸法無我)라서 일체개고(一切皆苦)다. 각
각 ‘변화’와 ‘관계’에서 오는 괴로움을 가리킨다. 병들고 죽으
니까 애통하고, 너는 내가 아니어서 피곤하다. 결국 존재의 필 에 내 생각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한두 시름쯤은 충분히 덜
연적인 한계를 수용하는 태도가 치유의 시작이다. 돈이든 명 수 있다. 중도는 자족과 균형의 처세술이다.
예든 모든 것은 사라진다는 걸 인정하고 독립된 자아란 없기 얼음과 물의 비유를 자주 든다. 물이 얼어서 얼음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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