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 - 고경 - 2016년 3월호 Vol.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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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 최고의 문장가 원철 스님 산문집
기름도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경유나 휘발유는 더더욱 아니
다. 말가목자(末訶木子)라고 불리는 대추만한 열매를 짠 기름 집으로 가는 길은
이었다. 그 나무가 서 있는 곳은 구나함 부처님을 모신 탑전 어디서라도
이다. 그 신통방통한 기름을 만들어내는 말가목은 구나함모
멀지 않다
니의 화현이라고 전해져 왔다.
열매는 100개 이상 열리지 않았다. 그만큼 귀한 기름이다.
늘 달리기만 한다면 이것도 문제다. 멈출 수 있는 방법이 있
하나에서 둘을 보는 ‘마음의 눈뜨기’
어야 한다. 그 나무의 잎으로 기름을 닦아내면 멈추었다. 잎
과 열매가 엑설레이터요, 브레이크였던 것이다. 잃었으되 얻는 것이 있고 적은 것이 오히려 많은 것이며
한 방울의 물에서 바다를 느낄 수 있는 법!
그는 구마리다 존자를 만나 선종(禪宗)으로 출가하고자 했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살아가는 중도 中道의
다. 존자는 부모님의 허락을 받아오라고 한다. 그의 집은 삼 지혜를 설파하는 원철 스님의 인생 독법!
천리 밖이었다. 그 신족통을 이용하여 출가를 허락받았다고
『보림전』은 기록했다. 하기야 집을 나오는 일 그 자체가 얼마
나 큰 신족통인가?
교보문고 ·
중앙일보 선정
2015년 1월
‘이달의 책’
원철 지음
강일구 그림
14,000 원
●
혜민 스님 추천도서,
원철 스님 ● 해인사승가대학장이며, 조계종 불학연구소장을 역임했다. 해인사, 은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 책방’ 추천도서,
해사, 실상사, 법주사, 동국대 등에서 경전과 선어록의 연구·번역·강의로 고전의 현대화에 ‘고도원의 아침편지’ 오늘의 책 선정
일조하면서, 일간지 등 여러 매체에 전문성과 대중성을 갖춘 글로서 주변과 소통하고 있다.
『집으로 가는 길은 어디서라도 멀지않다』외에 몇 권의 산문집과 번역서를 출간했다.
14 고경 2016. 03. 15